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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청소년의 감수성으로 느낀 숲

제31회 전국 청소년 숲사랑 작품공모전

따뜻한 봄부터 시작해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의 정취를 느낄 무렵, 어느새 추운 겨울이 왔습니다.
지난 가을 한국숲사랑청소년단에서 개최한 전국 청소년 숲사랑 작품공모전을 기억하시나요?
올해로 31회를 맞이한 이번 공모전에도 청소년들의 순수하고 다채로운 시선이 가득 담긴 작품들이 많이 나왔답니다. 초등부 1,204명, 중·고등부 665명으로
총 1,869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한 공모전에서 그림, 글짓기, 사진·동영상 각 부문 대상을 수상한 친구들의 멋진 작품을 함께 감상해볼까요?

그림 부문 (초등부)
대원초등학교 / 6학년 / 차지호
그림 부문 (중·고등부)
광주북성중학교 / 1학년 / 최하란
글짓기 부문 (초등부)
삼봉초등학교 / 2학년 / 차민서
탄소중립이 뭐예요?

나는 탄소중립이 뭔지 몰라 아빠에게 여쭤봤다. 아빠는 “입에서 뱉어내는 이산화탄소를 다시 없애는 거야.”라고 하시며 “1-1=0인 것처럼 뱉어낸 만큼 없애는 것이 중립이야.”라고 하셨다.
엄마는 옆에서 우리 대화를 듣더니 ‘탄소중립 관련주’를 사야겠다고 한다.
아빠는 그것보다 지금 타고 있는 차를 전기차로 바꿔야 한다고 본격적으로 엄마에게 조르기 시작했다. 아빠의 전기차 타령은 미세먼지 시절부터 시작되었는데 내가 탄소중립에 대해 여쭤본 이후 더 심해진 것 같다.
전기차가 탄소중립과 어떤 상관이 있는지 여쭙고 싶었는데 엄마, 아빠의 말다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서 난 할머니께 갔다. 할머니는 “나는 살만치 살았는데 우리 똥강아지 민서, 민우는 우얄꼬!!” 하셨다. 할머니도 자세히는 모르는 눈치라서 그냥 할머니가 보던 일일 드라마를 같이 보았다.

생각해보니깐 내가 어릴 때 미세먼지가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미세먼지를 마시면 몸이 아프고 빨리 죽는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서웠다. 그런 미세먼지를 막는 것이 탄소중립이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되었다.

먹을 것이 없어 이제는 곰 같지 않은 북극곰, 플라스틱을 먹고 죽어버린 물고기, 해파리인 줄 알고 비닐을 먹은 거북이, 숲에 먹을 것이 없어 아파트로 내려오는 멧돼지, 내가 사랑하는 말 못하는 불쌍한 동물들이 아프다고 많이 아프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싸우고 있던 엄마가 갑자기 우리 가족을 모두 불렀다. 3살짜리 내 동생 민우에게는 아이스크림이 손에 쥐어졌다. 엄마는 “우리 집은 이제 고기를 일주일에 한번, 혹은 2주일에 한번만 먹는 걸로 합니다.”라고 하셨다. 아빠와 나는 동시에 놀라서 “엥? 뭐라구?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말하고 있는데 엄마가 “내 말을 잘 들어봐요. 소와 돼지들이 뿜어내는 방귀는 메탄가스 덩어리이고 숨 쉬는 것은 이산화탄소 덩어리들이예요. 우리들 입이 즐겁자고 소, 돼지들을 무작정 키워내고 잡아먹는 것은 우리 민서, 민우가 깨끗한 환경에서 뛰어 놀 권리를 뺏는 것 이라구요. 우리는 우리 자식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잘 쓰고 넘겨주어야 할 책임이 있어요.”라고 하니, 아빠가 “그럼 이번 기회에 차를 바꿔야겠어요. GV80 전기차가 나온다고 하니.....” 아빠가 말을 흐렸는데 엄마가 아빠를 노려보고 있어서였다. 역시 우리집 대장은 아빠가 아니라 엄마다. 불쌍한 우리 아빠.

난 아직 탄소중립이 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소고기, 돼지고기는 조금만 먹을 수 있다. 난 할머니가 해주신 콩고기가 소고기, 돼지고기보다 더 맛있었다. 소고기, 돼지고기는 아빠랑 엄마가 제일 많이 드신다. 이제 외식은 내가 좋아하는 짜장면집으로 가자고 해야겠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아! 지난번 만안구 사회복지관에서 받았던 ‘쓰레기 줍기’ 준비물을 챙겨서 우리집 앞산에 쓰레기를 주우러 가야겠다. 요즘 유행이라는 ‘줍깅’이라고 엄마가 알려주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나가면 오늘보다 더 좋은 내일이 될거라 믿는다.

지구야,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 우리가 이제 안 아프게 해줄게.

글짓기 부문 (중·고등부)
풍동고등학교 / 3학년 / 임성빈
나무의 경영

뒷산 상수리나무는 계절이 상장한 중소기업이다
신입사원으로 채용된 벌과 나비들이 봄이면 푸릇푸릇한 지폐를 물어온다

뿌리가 깊은 할아버지 사장님은
실적을 과시하려는 듯 가끔 팀원들을 야근 시킨다
나뭇잎들이 졸린 눈을 비빈다

가끔 숲에도 경제위기가 있어서 갑자기 들어온 가지치기에 잔가지 몇이 떨어져 나간다
그래도 나무는 끄떡없다

가을이 되면 수입이 짭짤하다
이파리가 갈색으로 변하며 창고엔 열매와 수액이 가득하다
나무는 신이 나는지 마구 가지를 흔든다

후두둑 후두둑
겨울이 오자 잎이 떨어지며
곳곳에 속살이 드러난다
연말이라 지출도 많다
나무는 동면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다시 찾아온 봄
오래 웅크린 발가락들이 간질거린다

‘우리 숲에서 희망을 키우실 분’
나무는 일찌감치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내건다

사진·동영상 부문 (중·고등부)
팀명 : 그린즈(greens)
군산제일고등학교 / 3학년 / 유민성
안산강서고등학교 / 3학년 / 장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