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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꿈꾸는 내일

푸르른 하늘 향해 드높이 비상하는 날갯짓을 바라보는 시선

대자연과 어우러져 새의 생태를 탐구하는 조류관찰자

지구상엔 1만 1,000여 종의 새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급격해진 기후변화로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하죠. 자연 속에서 다양한 새를 지켜보고 기록하는 조류관찰자는 생태 탐구를 비롯해 이 같은 변화 또한 가장 먼저 확인하는 역할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통해 환경 보전과 숲의 미래에 이바지하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쉿, 조용!” 마치 숨바꼭질하듯 자그마한 소리조차 감추고 조심스레 주위를 살핍니다. 언제 어디서 새가 날아들지 모르거든요. 마침 이 근처에 둥지나 먹이가 있다면 흔치 않은 광경을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경계심이 상당히 높고 잘 놀라는 특성상 누군가의 흔적을 발견했을 땐 금세 사라져버린답니다. 조류관찰자가 숲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이유입니다. 무려 1700년대에 유럽에서 처음 시작했다는 조류관찰은 자연에 관한 배려를 중시합니다. 다양한 종의 특징과 환경 등을 객관적으로 알아보기 위해선 필수죠. 또한, 대다수가 서식 혹은 번식을 방해할 때 다른 곳으로 옮겨가거나 아예 무리 지어 이동하는데 그 과정에서 막대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만큼,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최대한 자제합니다.

그럼 조류관찰자가 평소 반드시 챙기는 도구는 무엇일까요. 우선 먼 거리에 있는 새를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선 망원경이 있어야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구경 30~40mm, 8배율 이상이어야 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다만, 매우 무거우면 오래 지켜보기가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 적당한 무게를 선택합니다. 만약 사진까지 남기고 싶은 경우엔 줌 기능이 탁월한 카메라로 대체 가능합니다.

옷차림은 특별히 정해진 격식은 없으나 눈에 띌 정도로 밝은 컬러보다는 녹색, 갈색, 회색, 검은색 등 야외에서 두드러지지 않는 색채를 고르길 추천합니다. 또, 야외에 오래 있어야 하니, 날씨 변화에 대비한 여분의 옷이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더불어 관찰에 나서기 전 잊지 말아야 할 준비 단계가 있습니다. 바로 미리 도감을 보고 각종 새의 생김새를 대략 기억하는 일입니다. 현장에서 책을 펼치기엔 번거롭고 신속하게 알아보기 어렵기에 이런 방식으로 훈련해두면 서서히 실력이 늘기 마련입니다. 특히 크기, 형태, 부리 ‧ 날개 모양, 자세, 행동 등이 구분 기준으로 적합합니다

새는 계절, 시간 등에 따라 볼 수 있는 품종이 달라집니다. 대체로, 해가 뜬 후 혹은 지기 전 2시간 안에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데요. 맹금류는 정오가 조금 지난 오후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요. 갯벌성 조류는 물 때에 민감하며 그 가운데 도요물떼새는 바다에 물이 차는 만조 시기에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조류관찰자는 새 앞에 나타난다거나 카메라 셔터 소리와 플래시로 자극을 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둥지에서 알 혹은 새끼를 꺼내고 만지는 행위 역시 금지고요. 천연기념물, 멸종희귀종 등의 위치는 비공개합니다. 자칫 큰 소란으로 이어져 생태에 혼란을 줄 수 있어서입니다.

관찰 후엔 사진, 그림, 글 등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간단한 일지라고 하더라도 점차 빅데이터가 쌓여 공유할 수 있는 정보가 늘어나는 셈입니다.

만약 이 직업에 관심이 있다면 국내외 생물학과와 자원생물학과, 조류학과 등의 진학이 유리합니다. 또,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 2009년부터 지속해서 총괄하는 자연환경조사 전문 양성교육을 거쳐 연구인력인 자연환경조사원으로 활동 시 이해 범위가 더욱 넓어지리라 예상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국에 분포한 조류 139종을 발굴하고 알리며 빛나는 성과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숲사랑청소년단 여러분 가운데 새로운 조류관찰자가 탄생해 아직 우리가 보지 못한 새의 종류나 습성을 찾아내는 결실을 이루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