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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푸른 숲에

반짝이는 물결과 청아한 여름 숲 향기가 공존하는 세상

도심 속 자연의 품으로, 안산갈대습지

한국숲사랑청소년단 여러분은 도시 사막화를 알고 있나요? 흙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이고, 빗물은 지하가 아닌 하수도를 통해 흘러나가면서 도심에 점차 높은 기온과 건조한 공기가 가득해지는 상태를 의미하는데요. 특히 현대에 와서 더욱 심각해진 이 현상은 철새 등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는 계기로 작용했답니다. 목마르거나 배고플 때 마실 물과 먹이를 구할 만한 곳이 사라진 까닭이죠. 자연 그대로의 숲을 보존하며 인간은 물론, 각종 야생동물이 쉬어가도록 품을 내어주는 안산갈대습지가 더없이 소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입니다. 싱그러운 잎사귀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과 고운 목소리로 지저귀는 산새가 우리를 반겨주거든요. 나무가 울창하게 에워싼 길을 거닐다 보면 왠지 이곳, 안산갈대습지는 처음부터 숲이었을 듯한데요. 사실은 국내 최초 대규모 인공습지로, 인근 시화호의 수질 개선을 위해 조성했으며, 지난 2002년 5월 대중에 개방했답니다.

따라서 무려 103만 7,500㎡(31만 3,843평)에 이르는 면적 위에 자리한 습지는 반월천에서 호수 상류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지속해서 정화하고요. 수생식물과 야생화 약 290여 종이 머무는 터전이자 150여 종 철새 15만 마리가 둥지를 트는 보금자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요. 또, 연 30만 명이 방문해 자연 속 나들이를 즐기거나 생태 학습을 배우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우선 작은 하천을 이어주는 생태다리를 지나 바로 정면에 보이는 환경생태관에 들르면 지역 역사와 습지 관련 생태 자료 전시, 주변 경관의 망원경 관찰 등이 가능해요. 여기를 기준으로, 각각 바람소리길 ‧ 새소리길 ‧ 물소리길로 나뉘는데요. 어디서 첫발을 내딛든 습지 관찰로 막힘 없이 이어져 있기에 안심입니다.

가장 중앙에 있는 새소리길에는 수생 생물 체험장이 있습니다. 이 연못에 사는 연꽃, 수련, 창포, 부레옥잠 등은 물속에 뿌리를 내려 수질오염의 원인인 인과 질소를 흡수하고 물을 맑게 하죠. 그 덕분에 다양한 어류가 알을 낳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고요. 물장군, 물방개, 대모잠자리, 물자라, 소금쟁이 등 수서곤충이 함께 살아가지요.

더 나아가자 마침내 드넓은 습지가 눈 앞에 펼쳐집니다. 온갖 생물이 더불어 조화를 이루는 거대한 집이지요. 갈대 아래엔 참게, 돌게, 사각게, 펄콩게, 두줄박이참갯지렁이 등 저서생물이 비옥한 진흙을 뚫고 굴을 팝니다. 또, 개개비, 왜가리, 중대백로, 쇠백로, 해오라기, 민물가마우지, 흰뺨검둥오리, 붉은머리오목눈이, 물총새, 논병아리 등 조류가 계절에 따라 찾아와 날개를 쉬어간다고 해요.

그런가 하면, 한국산개구리, 청개구리, 금개구리, 청개구리, 맹꽁이, 두꺼비 등 양서류가 그늘에 간혹 모습을 드러내고요. 남생이나 자라와 같은 파충류 또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답니다. 아울러 포유류로는 고라니, 너구리, 족제비, 수달, 삵 등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만일 물소리길로 내려올 땐 간간이 있는 조류관찰대에 꼭 들어가 보세요. 철마다 습지를 찾는 다채로운 새를 직접 확인하거나 사진 찍을 수 있어요. 또, 하천과 호수를 잇는 어도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물고기를 만나보길 추천합니다.

한편 커다란 새장처럼 생긴 동물구난시설은 치료나 보호가 필요한 동물이 건강을 되찾도록 관리하는 곳입니다. 가까이서 볼 수 있지만, 되도록 큰 소음을 내거나 철장을 두드리며 놀라게 하지 않도록 해요. 더불어 생태연못은 갈대습지가 정화한 물이 필요한 곳으로 빠져나가는 관문이에요. 아름다운 꽃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붕어와 잉어가 반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산갈대습지를 찾아가고 싶은 여러분이 꼭 지켜야 할 사항이 있어요. 신기한 동식물이 있다고 해서 함부로 잡아서 채집하거나 정해진 탐방로를 벗어나는 행동은 금지입니다. 또,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킥보드 등은 자칫 넘어지거나 습지로 빠질 가능성이 있으니 가져오지 않도록 해요. 대신, 망원경이나 쌍안경, 조류도감 혹은 안내 책자, 노트와 필기도구 등을 지참할 때 생태계를 더욱 자세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여름, 도시사막을 벗어나 시원한 자연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