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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꿈꾸는 내일

언제나 머무르고 싶은 숲의 한 조각을 디자인하는 손길

살아 숨 쉬는 자연을 실현하는 정원작가

복잡한 도심 속에서 싱그러운 자연이 새삼 그리울 때, 우리는 정원을 찾습니다. 마치 숲의 한 조각을 빌려온 듯한 공간에서 연초록빛이 감도는 잎사귀와 연하고 고운 꽃봉오리를 지그시 바라보면 어느새 기분이 한결 상쾌해지기 마련인데요. 일상 속 행복을 선사하는 자그마한 생태계는 바로 정원작가의 정성 어린 손길을 거쳐 탄생한답니다. 그 마법 같은 과정을 지금, 공개합니다.

정원은 어디든 있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대체로 일반 주택과 아파트, 회사 등 주거나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곳 바깥에 위치합니다. 가까이에서 손쉽게 정원을 찾을 수 있는 이유죠. 대자연에 의해 형성한 숲과 달리 정교한 짜임새를 갖춘 소규모 녹지 공간은 다름 아닌 정원작가가 대지 위에 그려낸 작품입니다.

우리에겐 가든 디자이너(Garden Designer)로 널리 알려진 이 직업은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정원의 시작에서 완성까지 전 과정을 이끌어갑니다. 따라서 온전히 식물 가꾸는 데 집중하는 조경사 즉, 가드너(Gardener)와는 차이가 있는 셈인데요. 특히 구체적인 실현에 앞서 미리 살펴야 할 요소가 더욱 많다는 점이 다르다고 해요.

먼저 아이디어 구상을 할 때는 이상적인 형태와 식물, 토양, 경사도, 평균 기온 등을 조사합니다. 예를 들어 온화한 기후와 수분 충족이 항상 이뤄져야 하는 화초를 날씨가 매일같이 변화하는 장소에 심으면 금세 시들 우려가 있기에 주의해야 해요.

또한, 공간 운영 ‧ 이용 대상을 배려해 디자인에 반영합니다. 쉬운 관리를 요청한 곳에는 상대적으로 까다롭지 않은 철쭉을 심거나 잔디를 넓게 깔아 손이 덜 가게끔 하고, 반대로 언제나 화사한 분위기를 원하는 정원은 꽃이 탐스러운 장미, 작약 등을 선정하는 거죠.

기본적인 조건을 확인한 다음엔 평면도를 제작합니다. 도면엔 식물 배치뿐 아니라 바닥 포장, 조명, 전기선, 배관 등을 상세하게 표현하는데 최근엔 CAD(Computer Aided Design, 컴퓨터 지원 설계) 프로그램을 쓰는 사례가 대다수입니다. 아울러 실제 시공한 모습을 미리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해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실제 구현에 돌입합니다. 현장에 도착해 도면대로 표시한 다음 공사 용역과 함께하며 최대한 계획에 걸맞게 마무리하는 작업이지요.

그럼 도심 속 작은 숲을 만드는 정원작가에 도전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물론 대학에서 관련 학과를 전공한다면 더욱 좋습니다. 단, 원예학과를 나왔을 땐 설계를, 조경학과를 졸업한 학생은 식물 지식을 보충하길 추천합니다. 또한, 평소 식재 디자인을 꾸준히 연구해야 하는데요. 식물 색상, 질감, 크기 등을 미리 헤아려 조화롭게 구성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사계절별로 품종마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시기를 공부해 활용할 수 있어야겠지요. 한편 지역에 따라 열리는 정원박람회, 도시재생사업 등을 잘 살펴보면 청소년과 일반 성인이 참여 가능한 기회가 많습니다. 이로써 역량을 키울 때, 정원작가를 향한 꿈은 더욱 가까워질 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