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혜의 숲
열대 바다와 갯벌에 숲을 만들다
탄소 저장고
‘나’는 열대 해안가나 갯벌에 잘 적응하지
‘나’는 2100년 전부터 이 자리를 지켜왔어
‘나’는 바다와 갯벌에 숲을 만들지
‘나’는 해양 생물과 육지 생물들의 집이야
‘나’는 다른 나무와 달리 뿌리가 아주 잘 보이지
‘나’는 일반 나무보다 다섯배나 많이 탄소를 흡수하지

‘나’는 바로 맹그로브(Mangrove) 나무입니다.
맹그로브 나무는 조간대에 서식하는 나무와 관목들로 구성된 숲이다. 대부분 우리가 알고 있는 나무와 달리 맹그로브 나무는 바닷물에서 자랄 수 있다. 바닷물 속에서 자라면서 해안의 자연 재해를 예방하는 완충림 역할을 한다.
해안 완충림 역할은 태풍, 해일, 쓰나미 등과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완충하는 작용과 수많은 뿌리가 토양을 고정하여 토양의 침식작용을 억제하는 것을 말한다. 맹그로브 나무는 약 80종이 있고 작은 관목부터 물 위 40m에 달하는 것까지 다양하게 있다. 맹그로브는 종류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크기로 자라는데, 대표적인 맹그로브 나무 종류로는 뿌리가 굵고 깊게 파인 레드 맹그로브(Red mangrove), 뿌리가 굵지 않고 깊게 파지 않은 블랙 맹그로브(Black mangrove), 그리고 뿌리가 더 얇고 바닷물이 없는 위치에 자라는 화이트 맹그로브(White mangrove) 등이 있다. 모든 맹그로브 나무는 물이 천천히 흘러 세립질 저질(底質)이 쌓일 수 있는 저산소 토양에서 자란다.
맹그로브 숲은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적도 근처의 열대 및 아열대 위도 부근에 분포되어 있다. 세계에서 맹그로브가 가장 넓게 분포된 지역은 동남아시아이며, 마다가스카르를 포함한 아프리카 해변, 미국,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태평양의 섬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맹그로브 나무의 뿌리가 지면 위로 솟아 나와 공기 중에 노출된 상태로 자라있는 것을 말한다. 특히 ‘이탄지’는 식물잔해가 물에 고여 있는 상태에서 잘 분해되지 못하고 수천 년 동안 여러 차례 걸쳐 퇴적돼 만들어진 토지로 생태계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이다. 이는 맹그로브나무가 수분과 산소를 공급받는 뿌리를 지면 위로 내보내면서 물이 많이 차 있는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한 구조이다.


이탄지의 복잡한 맹그로브 뿌리 체계는 물에서 질산염과 인산염을 포함한 많은 오염 물질을 걸러낼 수 있어 강이나 하천에서 하구 및 해양 환경으로 흐르는 수질을 개선한다. 물고기와 다른 생명체들이 포식자로부터 음식과 피난처를 찾을 수 있는 서식지로 기능하기도 한다.
맹그로브 숲은 해안 침식 방지 효과뿐 아니라 연안습지 생태계에서 탄소 저장고의 역할을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맹그로브 숲과 연안 습지는 매년 열대림보다 10배 빠른 속도로 탄소를 격리한다. 또한, 같은 면적당 3~5배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한다. 특히 염습지, 맹그로브, 해초지는 기후변화를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연안 서식지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다량 포집해 지구온난화의 영향력을 감소시킨다.
이러한 종류의 서식지는 탄소 흡수원으로써 수백 년에서 수천 년 동안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특히 맹그로브에서 포집되어 저장되는 ‘블루 카본’은 대부분 토양에 저장된다. 해안 블루 카본은 연안 및 해양 생물에 의해 포집되어 연안 생태계에 저장되는 탄소를 말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매년 맹그로브는 세계적으로 1~2%씩 줄어들고 있으며 지난 20년간 손실률은 35%에 달한다. 해수면 상승과 강우량 변화와 같은 기후변화 외에도 도시 개발, 양식, 채굴, 목재 및 어류의 남획과 같은 인간 활동은 맹그로브 서식지의 주된 위협요인이다.

탄소 포집뿐만 아니라 해안 마을 보호, 생물의 서식지 등 많은 기능을 하는 맹그로브 숲을 지키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복원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맹그로브 액션 프로젝트(Mangrove Action Project, MAP)는 전 세계의 맹그로브 숲을 보존하고 복원하기 위해 설립된 미국의 비영리 단체이다. 빠르게 파괴되고 있는 맹그로브 생태계를 복원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여러 세대가 지역 맹그로브 숲에 관심을 가지도록 홍보하고 있다.

MAP은 건강한 맹그로브 숲이 특히 가난한 해안 지역사회에 지속 가능한 삶을 제공하고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바탕으로 MAP은 지역사회 사람들이 복구 작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네트워킹 및 교육과정을 장려하는 ‘지역사회 기반 맹그로브 복원(CBEMR)’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맹그로브 리와일딩 프로젝트’는 캠페인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맹그로브 리와일딩 프로젝트의 목표는 캄포트의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해안에 10만 그루 이상의 맹그로브 묘목을 심는 것이다.
유네스코는 매년 7월 26일을 ‘국제 맹그로브 생태계 보존의 날’로 지정하고 위기에 처한 맹그로브 숲을 알리고 있다.
맹그로브 숲 황폐화로 위기를 겪고 있는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10개국은 ‘미래를 위한 맹그로브’ 프로젝트를 통해 숲 복원에 나섰고, 특히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계획청은 2045년까지 시행할 맹그로브 보존 장기 로드맵을 통해 맹그로브 복원의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방글라데시(60%)와 인도(40%)에 걸쳐 있는 세계적으로 큰 맹그로브 숲 중 하나인 순다르반 지역(140만 헥타르)의 맹그로브 숲 복원사업은 ‘아시아의 허파 재생’으로 주목받고 있다.

맹그로브 숲의 손실 속도는 열대우림 파괴 속도보다 4배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속도라면 2100년 전에 맹그로브 숲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그렇기에 맹그로브 숲 복원을 하루빨리 서둘러 지켜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