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틀포레스트
순백의 눈으로 바라본
제33회 전국 청소년 숲사랑 작품 공모전
기후변화로 때 이른 추위가 찾아오는 등 계속해서 이상기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점차 기후변화는 우리들의 무관심 속에서 방치되어 눈 덩어리 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무관심 속 청소년들은 바라보고 있습니다.
현재의 기후위기.
그리고 숲을

한국숲사랑청소년단에서는 매년 청소년들이 바라보는 숲을 다양한 예술로 표현하여 전국 숲사랑 작품 공모전을 진행해왔습니다. 올해 제33회를 맞이한 이번 공모전은 9월 15일(금)부터 시작하여 10월 27일(금)까지 온라인으로 공모전 작품 접수를 진행했습니다. 11월 5일(일)에는 국립세종수목원에서 현장 대회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작품 공모전에서도 다양한 청소년들의 창의적인 작품들이 많이 나왔는데요. 이 중 그림, 글짓기, 사진 각 부문의 대상을 받은 우리 청소년들의 작품을 감상해 볼까요?

숲-생명이 숨 쉬는 곳


상탄초등학교 4학년 김준서
안녕하세요, 저는 상탄초등학교 4학년 김준서입니다. 지난여름 장수풍뎅이를 숲으로 돌려보낸 추억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대상을 받게 되어 정말 기뻤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받아와, 집에서 성충이 되는 과정을 관찰해왔습니다. 장수풍뎅이로 성장하면 큰집으로 옮기고, 집을 이쁘게 꾸며 주고, 잘 자랄 수 있게 먹이도 꾸준히 주었습니다. 그런데 밤마다 장수풍뎅이가 집안에서 파닥거리는 모습을 보고 원래 사는 곳인 숲으로 보내주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참나무숲 공원에 장수풍뎅이를 놓아주었습니다. 비록 헤어지는 건 슬펐지만, 자연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이 매우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곤충들이 깨끗한 숲에서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도록 숲을 아끼고 잘 지켜 줘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장수풍뎅이야 잘 지내고 있지? 보고 싶다~

숲-생명이 숨 쉬는 곳


전주기전여자고등학교 2학년 이서연
자연은 종종 우리에게 멀찍하게 느껴집니다. 잘 포장된 보도블록 옆 흙이 거슬리고,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는 벌레들이 불쾌하고, 손끝을 스치는 이름 모를 풀의 감각에 소름이 돋는, 그런 거리감이 종종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방이 잘 정돈된 도시에선 그런 자연의 존재감이 썩 달갑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봄이면 만개하는 벚꽃을 볼 때, 여름이면 짙어지는 녹음을 볼 때, 가을이면 수북이 쌓이는 낙엽들을 볼 때, 겨울이면 쏟아지는 눈을 볼 때, 결국 그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버리곤 합니다. 세밀히 들여다보면, 아주 가까운 곳에서 존재하는 모든 아름다운 것이 결국은 자연입니다. 사실 우리는 자연을 아주 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죠.
제 이야기 속 어린 귀뚜라미의 슬픔은 사실 불쑥불쑥 저를 찾아오던 제 슬픔이었습니다. 왜 자연은 변하고, 시간은 흐르고, 생명은 유효한지. 계절의 변화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볼 때의 행복은 자주 그런 의문과 슬픔으로 귀결되곤 했습니다. 답을 찾아 오랜 시간을 헤맸지만 결국 답은 없었습니다. 이야기의 마지막, 어린 귀뚜라미에게 전한 해답은 사실 그 유효함마저도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 저의 결론이었습니다. 언젠간 끝날 모든 아름다움이 아쉽지만, 그마저도 결국 사랑하고 말겠다고요.
제 이야기를 읽는 누군가에게도 그런 사랑이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가까이에서 숨 쉬는 자연을 느끼고, 현재의 풍경을, 살아 숨 쉬는 모든 것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삶도 더 아름다워지리라고 믿습니다.

자연은 나무를 품고, 나무는 생명을 품는다


용인초당중학교 3학년 신지섭
이번 숲사랑이라는 주제를 듣고 제 머릿속에는 오직 한 장의 사진이 떠올랐습니다. 나무를 보금자리 삼아 새끼를 기르는 청딱따구리 부부를 촬영한 사진이었습니다. 이 사진 한 장에는 많은 포용의 존재들이 담겨 있습니다. 숲에서 새끼를 품는 딱따구리 부부, 그리고 그들을 품는 한 그루의 나무, 그리고 그런 나무들을 품어주는 숲이라는 집합체. 이뿐만이 아닙니다. 딱따구리가 살고 간 구멍은 다람쥐, 동고비와 같은 작은 생물의 은신처가 되기도 하고 소쩍새, 올빼미 등 큰 새들이 새끼를 기르거나 청설모의 먹이 저장고, 벌의 집터 등 다양하게 이용됩니다. 이번 전국 청소년 숲사랑 작품 공모전에 참가하며 숲 공동체들의, 특히 나무의 따뜻한 포용에 감동했습니다. 우리 인간들도 숲과 나무처럼 서로를 포용하고 자연을 더 사랑하는 존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